Poem(詩)/시 쓰다(拙詩)
11월의 노래
꽃이플
2012. 11. 25. 13:32
11월의 노래
마른 잎새 떨구며
여위어가는 나무들 사이로
석양이 비끼는 저녁시간
가을이 빈 들녘을 끌며 깊어간다.
어제도 오늘도 안부를 물으며
세상과 소통하고 싶었지만
어떤 신호도 한마디 말도 없이
그냥 견디기로 마음 먹는다.
참 오랜 세월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준비하면서
마음으로는 연연하고 매달리면서 왔지만
나는 지금 해질녘 빈들에 홀로 섰다.
살면서 상처를 온전히 보듬어주지도
끝까지 곁에서 지켜보아주지도 않은 나는
누구도 제대로 온전히 사랑한 적이 없다.
무수히 보내고 떠나왔지만
인드라망의 한 그물에서 벗어날 수는 없는 것일까?
이제 오는 겨울을
또 이렇게 저렇게
견디고 참아서 살아낼 테지만
다만 파도의 한 너울일 뿐일지라도
내 스토리를 잘 매듭지어가며
나의 곳에서 나름대로 푸근히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