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플 2012. 11. 25. 15:04

상심증후군

 

 

 

삼십년 가까이 지난 일이다.

삶을 뿌리 채 흔드는

내 인생의 배가 난파 당하는 

슬픈 일을 겪어내면서

가슴에 돌덩이가 막혀

숨쉬기도 힘들고 목을 가눌 수도 없었다.

 

출퇴근 열차 차장 밖으로 보이는

눈 덮인 끝없는 들판을 바라보면서

심장이 쯔그라들고 애끓는 슬픔에

온 몸과 마음이 빠져 옴짝하지 못했다.

 

상심의 바다에서 난파된

나 자신을 추스릴 수 없어

병원 신세를 보름간 진 적이 있다.

 

엊그제 나는 아는 사람으로부터

오래전 그 일의 연장 선상에서

또다시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피눈물 나는 절망의 질곡을 통감한다.

 

부모는 자식의 밭이 되고

거름이 되어야 한다는데

함께 하면서 부대끼고 보듬지 못해

깊은 상처만 주고 속수무책...

이 세상에 자식의 삶이 무너지고 위태한 것보다

더 깊은 낙담과 회한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