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플 2013. 10. 28. 11:01

 

시월은 날마다 소풍

 

시월에는

산에 오르거나 들녘에 나서지 않아도

무단히 문 밖을 잠시 나서면

거리와 길마다 단풍 든 나무들이

그윽하게 눈길을 잡는다.

날마다 걷는 정류장 가는 거리도

문득 찾아들었던 마장호수길도

교회를 오가는 정동길 덕수궁 돌담길도

금빛 홍빛으로 잇대어 타오르는 나무, 나무들

 

이 가을

귀로 길의 느티나무 고운 잎새를 보고

주목과 남천에 열린 소소한 열매들을 보면서

'아, 나도 저만큼 아름다운 모습과 빛깔을 낸 적이 있었나?

나의 열매는 또 무엇인가?

아니면 종국에라도 선사하고 떠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