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見)/책 속의 慰安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 예찬]에서 발췌한 글

꽃이플 2014. 5. 20. 13:46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 예찬]에서 발췌

 

• 『내면적인 필요 때문에 나는 하루에 최소한 4시간 동안, 대개는 그보다 더 오랫동안 일체의 물질적 근심걱정을 완전히 떨쳐버린 채 숲으로 산으로 들로 한가로이 걷지 않으면 건강과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믿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걷기> -

 

걷기는 어떤 정신 상태, 세계 앞에서의 겸손, 현대의 기술과 이동 수단들에 대한 무관심, 사물에 대한 상대성의 감각을 전제로 한다.

 

진정한 걷기 애호가는 구경거리를 찾아서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기분을 찾아서 여행한다. 아침의 첫걸음을 동반하는 희망과 에스프리, 저녁의 휴식에서 맛보는 평화와 정신적 충만감을 찾아서 여행한다. - 스티븐슨 -

 

요즘 사람들은 여러 가지활동에서 육체적 에너지보다 정신적 에너지를 더 소모한다.

 

여가활동, 자기확인, 고용함, 침묵, 자연과의 접촉 등 걷기의 중요성이 더해간다.

 

혼자 걷는 것은 명상, 자연스러움, 사색의 모색이다. 옆에 동반자가 있으면 이런 덕목이 훼손되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며 의사소통의 의무를 지게 된다. 치묵도 혼자 떨어져 있는 보행자에겐 없어서는 안될 바탕이다. 룻소는 자기만의 고독을 너무도 소중히 여긴다.

 

사람들과 어울리고자 하는 취미는 자연을 멀리함을 뜻한다. - 소로우 -

 

방안에 있을 때는 나도 남과 어울리며 지내는 것을 즐긴다. 그러나 일단 밖에 나서면 자연만으로 충분하다. 내가 온자인 때 만큼 덜 외로운 때는 없다. 나는 길을 걸으면서 동시에 말하는 것이 지성의 증거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들판에 나가면 들처럼 식물이 되어 지내고 싶다. - 해즐리트 -

 

나는 혼자일 때만 생각이 맑아지는 것이다. 어떤 사람과 열흘을 걷는 것은 그와 십년을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자크 란즈만 -

 

보행은 세상을 향한 자기개방이므로 겸손과 순간의 철저한 파악을 요구한다.

보행은 가없이 넓은 도서관이다. 걷는 것은 여러 가지 풍경들과 말들 속을 통과하는 것이다.

 

길을 걷는 사람들은 자신의 도시, 혹은 가로나 동네와 맺는 관계는 무엇보다 먼저 정서적 관계인 동시에 신체적 경험이다.<중략> 도시를 걷는 경험은 우리 몸 전체의 반응을 촉발한다.

 

나는 여러 해 전부터 아주 마음 느긋한 사람들 다시 말해서 허송할 시간이 있고 파리를 사랑하는 산책자들을 위해 파리의 지도 하나를 그려봤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한가롭게 걷는 것이야말로 도시에서 걷는 진정한 기술의 이름이다.

 

모든 걷기는 계절의 변화를 탄다. 철 따라 달라지는 냄새, 광선, 나뭄, , 흐르는 물의 수위, 온도의 주기를 접하면서 보행자가 세계와 맺는 관계의 톤이 변한다.

 

도시를 걷는다는 것은 긴장과 경계의 경험이다.<중략> 소음은 공간을 그윽하게 즐기는 것을 방해한다. 이제 도시는 소음과 동의어가 되었다.

 

거듭나기로서의 걷기 : 걷는다는 것은 헐벗음의 후련이다. 걷기는 인간을 세계와 정대면하게 만든다.

 

걷기는 삶의 불안과 고뇌를 치료하는 약이다. 우리가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 우리를 해체한다. 여행이 우리를 창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