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詩)/시에 젖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꽃이플 2011. 6. 19. 17:07

 


저무는 꽃 잎

 

                                   도종환

가장 화려하게 피었을 때

그리하여 이제는 저무는 일만 남았을 떼

 

추하지 않게 지는 일을

준비하는 꽃은 오히려 고요하다

 

화려한 빛깔과 향기를

다만 며칠이라도 더 붙들어 두기 위해

조바심 나서

머리채 흔드는 꽃들도 많지만

 

아름다움 조금씩 저무는 날들이

생에 있어서는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아름다운 날에 대한 욕심을 접는 만큼

꽃맺이 한 치씩 커 오른다는 걸

아는 꽃들의 자태는 세월 앞에 오히려 담백하다

 

떨어진 꽃잎 하나

가만히 볼에 대어 보는

봄날 오후

 


 

 


일전에 광화문 교보에 가서 골라온 책 중에 도종환 시인의 시집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가 있었다.

  오늘 아침 읽었다. 佛家의 가르침도 느껴지고 , 요즈음 내 사념과 맞닿아 있는 듯한 시들을을 만나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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