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관한 시{펌} 생일날 아침 원죄가 따로 없구나 못난 놈 낳으시고 어머니께서 드신 미역 값은 하는지 나만 믿고 졸졸 따르는 병아리 같은 자식놈들께 자신 없고 당신 없으면 못 산다는 속고 사는 아내에게, 모두에게 죄 짓고 사니 생일날 아침엔 왠지 쑥스럽고 미안하다 입 속에 씹히는 미역 한 줄기에.. Poem(詩)/시에 젖다 2014.06.03
행복에 관한 시 행복한 일 누군가를 보듬고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나무의 뿌리를 감싸고 있는 흙이 그렇고 작은 풀잎을 위해 바람막이가 되어 준 나무가 그렇고 텃밭의 상추를 둘러싸고 있는 울타리가 그렇다. 남을 위해 내 마음을 조금 내어 준 나도 참으로 행복하다. 어머니는 늘 이런 행복이 제.. Poem(詩)/시에 젖다 2014.06.03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류시화 트윗에서> 당신은 어느 쪽인가? 오늘날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단지 이 두 종류 외에는 더 이상 없다 죄인과 성자는 아니다, 잘 알다시피 선한 사람도 절반은 악하고, 악한 사람도 절반은 선하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도 아니다, 인간의 부를 평가하려면 양심과 정신의 건강 상태를 먼저 알아.. Poem(詩)/시에 젖다 2013.10.28
정작 감사한 것들 정작 감사한 것들 차진배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코끝에 와 닿아 있다 때문에 우리는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살결에 와 닿아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싱싱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이미 발 밑에 와 닿아 있었다 때문에 우리는 단단하게 .. Poem(詩)/시에 젖다 2013.10.22
유치찬란 요하별곡에서 가져온 시 유치찬란 요하별곡에서 가져온 시 요하시회집 - 송규호 <자화상> 노란별을 많이 그린 고호를 나는 좋아한다. 한 시절 탄광의 목사로 헌신한 고호를 나는 좋아한다. 무명화가로 시작해 무명화가로 끝난 고호를 나는 좋아한다. 나는 좋아한다. 큰 별 태양을 흠뻑 먹은 짧은 태양 같은 해.. Poem(詩)/시에 젖다 2013.06.11
목련에 관한 시 모음 목련꽃 웃음 / 오순택 목련이 함박 웃고 있다. 뜰이 환해진다. 목련 아래서 / 김시천 묻노라 너 또한 언제이든 네 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 그날이 오면 주저없이 몸을 날려 바람에 꽃잎지듯 세상과 결별할 준비 되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하루에도 열두번 목련꽃 지는 나무아래서 목련나무 .. Poem(詩)/시에 젖다 2013.04.04
그리움에 관한 시 ✾그리움의 풍경 나의 그리움에도 풍경은 있다 며칠 새 주룩주룩 그리움의 눈물이더니 오늘은 온 세상이 환한 그리움의 햇살 나의 그리움은 불변이지만 그리움의 모습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고운 햇살 아래 나의 그리움은 따스하다 햇살 같은 미소를 빙그레 지으시는 님 지저귀는 새.. Poem(詩)/시에 젖다 2013.03.25
고독에 관한 시 모음 고독의 순금 (김현승·시인 1913-1975) 하물며 몸에 묻은 사랑이나 짭쫄한 볼의 눈물이야 神도 없는 한 세상 믿음도 떠나 내 고독을 순금처럼 지니고 살아왔기에 흙 속에 묻힌 뒤에도 그 뒤에도 내 고독은 또한 순금처럼 썩지 않으련가 그러나 모르리라 흙 속에 별처럼 묻혀 있기 너무도 아.. Poem(詩)/시에 젖다 2012.12.09
상처에 관한 시 상처 (나태주) 이제 내쫓으려네 내 가슴 속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산 하나 꿈틀대는 들판 하나 지줄대는 시냇물과 붉은 꽃 한 송이까지 나가지 않으려 하면 몽둥이로라도 내쫓으려네 산이 고함지르고 들판이 앙탈하고 시냇물이 울고 꽃은 아파 피를 흘리겠지 산을 뜯어낸 자리 들을 쫓아.. Poem(詩)/시에 젖다 2012.10.24
멀리서 빈다(나태주) 멀리서 빈다.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에 되고 어딘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Poem(詩)/시에 젖다 2012.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