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이 정겹다
오늘 문득 이 세상이 정겹다. '생사 모두가 빈 이름뿐'이라는 옛 선사의 게송을 떠올리며 집으로 돌아가는 낯익은 풍경속에서 오늘 문득 이 세상이 정겹다.
들녘에 흔한 망초꽃도 비갠 뒤 힘차게 흐르는 시냇물도 차창으로 스치는 분주한 도시도 한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는 이 세상 이 거리가 정겹다. 오늘 이 하루가 정겹다.
부족함 쓸쓸함 고단함이 잘 버무려진 나날들이었지만 언제가는 낯설은 모를 곳으로 떠나야함이 자주 떠올려지기에 이 거리가 이 날이 왈칵 정겹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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