寒露를 지나면서
이슬도 차가워지는 한로
자고나면 찬서리 대지를 덮고
잎새들도 원색으로 타오르며
계절이 깊어가는 이즈음
병원엘 다녀왔다.
고관절에 이상 소견이 있다기에
큰 수술이나 치료를 받으랄까봐
내심 불안하고 어수선했는데
경과를 지켜보잔다.
좀더 가다듬고 살아가라고
간추리고 가닥을 잡아
정연한 생활을 하라고
기회를 얻고 경고를 받은 것 같다.
왠지 감사하고 시간이 소중해진다.
가을이 깊어가는 열일곱번째 절기 한로
내 인생도 그 언저리를 넘어섰을 게다.
석양이 가까워지는 언덕에서
더 이상 바라지 않는 생활
내게 있는 것을 고맙게 쓰면서 자꾸 비워내는 생활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생활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