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詩)/시 쓰다(拙詩)

'모란 동백'을 듣고서

꽃이플 2013. 12. 28. 14:49

 

' 모란 동백'을 듣고서 

 

조영남이 장례식에 불러 달라는 노래를 듣다.

이제하의 「모란 동백」을 들어 보았는가?
또 한번 지는 꽃에 붙들린 감성이 애잔하다.

꽃 피는 계절이 오면  꽃 구경 가고
잎새 무성한 날에는 숲길을 걸어 가자.

단풍이 천지인 계절에도 길을 나서고
백설이 하염없이 내리는 날에는 창가에 앉자.

그래 그렇게 내게 오는 날들을 수월히 지내자.
회한도 안타까움도 아무 도움이 안된다.
하물며 염려와 불안은 더더욱 쓸모가 없다.
더구나 나를 잊지말라는 염원 같은 건 무엇할까.
세상에도 사람에도 기대나 실망을 접자

젊은 시절과 지나간 날들을 잘 살았건 못 살았건

이제는 돌이킬 수도 지울 수도 없으니
다 내려놓고 그냥 하루하루 담백하고 소소하게 보내자.

 

    

모란 동백(이제하 詩)


모란은 벌써 지고 없는데  먼산의 버꾸기 울면
상냥한 얼굴 모란아가씨 꿈속에 찿아오네
세상은 바람 불고 고달파라 나 어느 변방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나무 그늘에

고요히 고요히 잠든다 해도
또 한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동백은 벌써 지고 없는데  들녁에 눈이 내리면
상냥한 얼굴 동백아가씨  꿈속에 웃고 오네
세상은 바람불고 덧 없어라 나 어느 바다에

떠돌다 떠돌다 어느 모래뻘에

외로이 외로이 잠든다 해도
또 한번 동백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또한번 모란이 필 때까지 나를 잊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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