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詩)/시에 젖다

너에게 쓴다

꽃이플 2012. 6. 26. 13:12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 진 자리에 잎 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 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 천양희의 시〈너에게 쓴다〉(전문)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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